갑작스레 여행가고싶다고 연락이 왔다. 여행은 언제나 반갑다.
바다가 보고싶다고해서 동해바다로 알아봤다. 당연히 가장 먼저 강릉이 생각이 났다. 그치만 나는 사람이 적은 곳이 좋아서 비교적 사람이 적은 바다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숙소가 마땅치 않은 곳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가 가 도달한 곳이 경주바다였다. 그렇다. 처음에 이 여행은 경주바다를 위한 여행이었다.... 나도 늦게야 깨달았네.
여행은 갑작스레 정해졌고 일정도 갑작스레 정해졌다. 이번주중에 숙소를 예약했고, 갑작스레 수요일에 목-금 휴가를 내면서 여행일정을 1박2일에서 2박3일로 변경했다. 숙소도 다시 예약했고, 기차표도 다시 예매했다. (그냥~ 하는 말이지만 내가 예약을 다 했는데 은근 적성에 맞는 거 같기도 했다) 그렇게 8월 20일에서 22일까지로 경주여행이 정해졌다.
우리가 각자 얘기하면서 꼭 가고싶다고 정한 곳들은
1. 황리단길, 경주 여행 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방문하는 곳.
2. 월정교 해바라기, 친구 방의 강력한 소망이었다.
3. 동궁과 월지, 야경에 홀딱반한 내 강력한 소망이었다.
사실 여행 가기 전에 대충 계획을 세웠었다. 결론적으로 계획대로 시행되지는 못했지만, 가고자했던 곳은 대부분 갔다고 보면 된다.
기존 계획
1일차- KTX탑승 신경주역 하차-숙소 근처 점심식사- 짐풀기- 황리단길 투어-동궁과 월지, 첨성대
2일차- 조식식사 후 월정교-바다에서 홍게라면 먹고 문무대왕릉도 보기-숙소에서 저녁 보내기
3일차- 오전에 여유롭게 일어나서 1, 2일차에 아쉬운 거 즐기다가 집 돌아가기
매우 신이 난 우리는 10시 25분 영등포역 출발 ktx를 타기 위해 9시 10분(사실 9시인데 내가 10분 늦었다.. 친구가 이럴까봐 9시로 잡았다고 했다)에 만났다. 영등포역까지는 662를 타면 한 번에 가서 참 좋다.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번화가를 사랑하는 편.
늦지 않게 도착해서 여유롭게 기차를 탑승했다. 딱봐도 신난 우리는 타임랩스를 켜고 기차를 탔다. 사진도 대박 많이 찍었다. 사진찍는 걸 사랑하는 편... 내 사진도 예쁜 것들도. 그래서 이번 여행에는 필름카메라도 챙겼다.(부산여행때 등장한 그 카메라가 맞다)
여기서부터 재밌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리는 너무 신났다. 너무 사진찍는 거에 과몰입했다.. 영상으로도 남기고 아무튼 기차안에서 온갖 꼴...값을 떨었다고 해도 된다. 그래도 맘에는 들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러다가 신경주역에 다왔다. 신난 우리는 신경주역들어가는 영상을 찍는다고 터널 안에서 대기를 탔다... 그리고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5분 후, 나는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왜 열차가 움직이고 있지..? 왜 우리는 안 내렸지? 아까 신경주역 글자를 봤는데?
그랬다. 우리는 사진에 정신이 팔려서 신경주역에서 내리지 못했다.
우리는 울산역에 내렸다.. 매우 당황했지만 나는 빠르게 인터넷으로 나와같은 사례를 가진 사람을 찾아서 대처했다. 다행히 무료로 ktx를 타고돌아갈 수 있었다. 다만,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했다.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신난 감정을 즐기며 울산역에서 사진을 찍었다. 언제 울산을 와보겠어? 라는 마음으로 울산역인증샷을 마구마구 찍었다.
그리고 나는 우동이 너무 먹고싶었는데 신경주역에는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근데? 울산역에는 우동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우동을 먹기 위한 안배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동냠
그러다가 롯데리아가서 감튀먹으면서 시간보내니까 기차시간이 다 돼서 다시 ktx를 타러 갔다. 그때가 오후 2시 53분이었다.
우리는 좌석없이 열차와 열차사이 공간에 있었는데,,, 하필 탄 곳이 퍼스트클래스라서 직원분이 자리가 어디시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해명했다.. 무임승차로 오해받는 건 나도 싫다고요.
결국 어렵게 어렵게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신경주역에서 버스타고 30분정도 소요해서 간 우리의 숙소에는 고양이가 살았다.
대충 짐만 풀고 나왔다. 날씨가 참 좋았다. 근데 숙소도 좋아서 게으름 좀 피웠다. 숙소에 오니까 4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예상보다 지체됐지만 우리는 괜찮았다. 다행인 게 어느 한 명도 짜증 없이 이 모든 돌발상황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투정도 짜증도 없이, 오히려 이런 게 여행이다! 이런 마음으로 즐겼다. 그래서 더 행복하고 즐거웠다. 방이랑 여행오기 잘했다.
사진충답게 우리는 나오자마자 동네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잔뜩 찍었다. 모두 컨셉샷이다. 컨셉샷의 귀재가 되고싶다. 물론 진짜 웃겨서 웃는 것도 있다. 아무튼 잘나오면 그만이지
어렵게 어렵게 간 황리단길. 우리의 첫 코스는 망설임 없이 셀픽스였다.
친구 방의 선호도에 따라 흑백으로 찍었다.
너무 좋았던 건.. 우리가 얼굴이 하나도 붓지 않았다는 점. 얼굴 붓기가 심하면 사진도 못 나오는데 이날따라 왜이렇게 얼굴에 붓기가 하나없던지. 계속 감탄했다. 아무래도 울산다녀오면서 고생해서 그런가? 평소에 내 쌍커풀 상태로 붓기를 판단하는데 이날은 진짜 대박이었다.
대충 황리단길 구경하고 다녔다. 가게들 다 들어가보고 그러다가 해지기 전에 대릉원을 가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틀어서 대릉원 입장하러 갔다. 입장료는 3000원. 유명한 스팟이 있는 곳인데 우리는 안 가서 사진이 없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뿐만아니라 이건 방이 또 다른 친구에게 배워온 특별한 필름카메라 사용방법, 렌즈를 휴대폰이랑 잘 맞춰서 찍으면 된다. 마음에 든다ㅎㅎ
대릉원을 열심히 구경하고 사진찍고" 감탄하고 나왔다. 그 후에 한참을 걸어서 밥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파란색 벽을 봤는데, 옷이 파란색인 나랑 잘 어울린다고 사진찍으라 해서 찍었다. 근데 정말로 찍길 잘 한 것 같다.
벽에 그림이 잔뜩 있다. 거기서 날 사로잡은 건... 보보경심 려 왕소해수 그림,, ㅠㅠ 옆에 카페에서 그려서 파는 것 같다. 나는 보보경심려를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그 그림을 보니까 또 가슴이 애려오고 막.. .갑자기 고려시대로 돌아가고싶고 그랬다. 거기 있던적도 없으면서 막 이래요. 신라유적지로 가득한 경주에서 고려의 리얼러브스토리 생각하기(리얼러브 아님)
그렇게 우리가 저녁먹으러 간 곳은 "온천집" 샤브샤브 맛집이다.
우리는 북해도 얼큰 샤브샤브 \18000 에 고기 1인분 추가 했다. \3000추가.
일단 결론, 후회없는 선택이었다.사진은 아주 대충찍었지만 진자 너무 맛있어서 괜찮다.. 내가 경주에서 먹은 식사 중 최고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복숭아소다도시켰는데 \5000원치고 양이 너무 오바라서 비추.
경주에 밥집 맛집이 많지는 않은 거 같다ㅡ,, 파스타집만 엄청 많은데 양식을 피하고싶던 우린 선택지가 좁았다. 그런 사람들은 꼭 온천집으로.. 아니어도 온천집으로. 웨이팅한 보람이 넘친다.
온천집을 먹고 나와서 7시가 넘었다. 가봉반과를 가겠다고 어두운 길을 걸어갔더니.. 7시까지만 한단다. 황리단길은 7시 이후에 밥집말고 거의 전멸이었다. 버스도 7시 30분이 막차인 게 많다... 그러니 모두 조심하길
아무튼 계획이 어그러졌지만 뭐라도 하겠다고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그렇게 정한 건, 동궁과 월지. 야경이 예쁘다니까 야경을 봐줘야지. 라고 생각하며 택시를 잡았다. 나는 택시보다 걸어가고싶었지만-돈이 아까우니까- 친구가 강력하게 택시를 주장해서 택시를 탔다. 여담이지만, 여행을 갈 때는 택시 선호도 등의 교통수단 취향도 제대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티머니 온다로 잡고 싶었는데 없어서 카카오 티택시를 탔다. 기사님은 참 친절하셨다. 경주는 원래 그런동넨가? 우리가동궁과 월지 간다니까 월정교 봤냐고, 5분정도 더 돌아가야겠지만, 월정교를 지나가는 루트가 있다고 보여주겠다고 하셔서 기쁘게 끄덕였다.
그리고 택시타고 어두운 길을지나서 월정교를 택시에서 봤는데...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 택시기사님께 무한감사하며 동궁과 월지에 도착했다. 동궁과 월지는 기대했던만큼 아름다웠다. 밤에 물 위에 전통미가 가득한 건물에 켜둔 조명..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리가 ㅋㅋㅋ
건물 자체의 미도 좋았지만 조명빨이라는 말이 과언은 아니었다. 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다들 아름다운 건 알아서(유명하니까..) 사람이 좀 많았다. 여기도 입장료가 필요하다. 인당 3000원.
방이랑 둘이 사진도 찍었는데,,, 망했다!
그 후에 우리는 첨성대로 향했다. 이번에는 걸어갔다. 별로 멀지 않으니 걷자고 주장했다. 그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걷다가 우리는 해바라기를 발견했다. 방이 그렇게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해바라기밭. 우린 정말 행운아였다.
낮에도 정말 여름화보같겠지만 밤의 해바라기밭도 너무 예뻤다. 신나서 사진을 잔뜩 찍었다.
역시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 가득 생긴다고 행운가득한 여행이라고좋아하며 첨성대로 향했다.
교과서로만 보던 첨성대를 내 눈으로보니까 이게 현실인지 뭔지 홀로그램인지 구분이 안 됐다.. 지금와서도 내가 본 게 맞나? 싶다... 첨성대로 신라시대에 별을 관측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첨성대로 별을 봤을지가 너무궁금하다. 창문도 너무 좁고 저기 안에서 뭘 어떻게.. 아무튼 궁금하다. 그리고 웅장했다.
그 후 이제 지쳤다고 돌아가자고 첨성대를 벗어나고 있었다. 내가 먹을 거 사가자고 외쳐서 편의점을 향해 가려고 했다. 근데 아뿔사., , 길을 잘못 들어서 가고자하는 방향이랑 반대로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이제 한계였고 너무 피곤했다.
발바닥에서 불나는 것 같았다. 지쳐서 가고있는데 앞에 어떤 전통건물이 보였다. 하지만 힘들어서 지나치려는데
"예원아, 저거 우리 아까 본 거 아냐? 월정교" 라고 친구가 말했다. 젠장야로. . .우리는 진짜 행운아다. 갑자기 발이 하나도 안 아팠다. 오지게 예쁘던 월정교가 눈앞에 있었다. 우리는 정말 반대로와서 월정교를 만나버린 거다...
진짜 화보를 남겼다... 너무 예뻤다. 하지만 월정교 통과 후 진짜 녹초가 되어,, 택시타고 귀가했다.
집 와서 너무 입이 간질간질해서 닭발시켰다. 국물무뼈.. 개별로였다. 국물무뼈라서가 아니라 여기가 너무 요리를 못 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그래서 정말 이렇게 맛 없는 닭발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시켰으니까 먹었다. 하루가 저물어가는데 나름 만족스러워서 좋았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해서 이렇게 많은 걸 즐기게 해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행운아들~ㅣㅣ~~!!!
7년지기 친구랑 함께하는 20살 첫 여행의 밤이 그렇게 저물어 갔다. 우린 진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당연히 같은 부분도 있음- 이렇게 여행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잘 맞았나?'라는 생각을 심어줬다. 여행절교 걱정 많이 했는데, 절대 그럴 일은 없겠다고...
'
2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21일이다. 친절하신 주인분께서 조식으로 엄청나게 맛있는 샌드위치랑 커피를 내려주셨다. 직접 내리신 커핀데 맛이 일품이다. 스타벅스는 애초에 내 취향아니라 저리가라지만 아무튼 내가 마셔본 아메리카노 중... 2번째로 맛있다. 첫번째는 까치울역 카페 엔드라는 사실.
아무튼, 샌드위치도 정성이 담긴 맛이다. 맛있다. 아침에 비몽사몽한 채로 조식을 먹었다. 밖에 내리는 비가 테라스로 보였다. 사진에 보이다시피 계단중간에 테라스로 나가는 문이 있다. 거기로 비가 오는 게 다 보이는데, 그게 참 운치있었다. 그거 보면서 마시는 커피가 너무... 너무 좋았다. 영화 찍는 기분이었다. 대충 그런 감성을 탔다는 말이다. 얼굴은 팅팅 부은채로 ㅋㅋㅋ
비도오니까 느긋하게 여유부리면서 준비했다. 뭘하게될지는 모르지만 비와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즐기자고 이야기하며 신나게 준비했다. 이 친구랑 함께 하니까 비맞으면서도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조금도 비관적이지 않았다.
역시나 황리단길로 향했다. 비가 많이 와서 바다는 무리고 황리단길이나 가자며 이동했다. 정말 비가 많이 와서 난감했다. 바지가 다 젖고 슬리퍼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셀픽스로 갔다. 그렇다... 우리는 셀픽스 중독~ 나는 인생네컷 집착녀다.
이번에는 내 주장에 따라 컬러로 뽑았다. 나는 컬러를 좋아하기 때문에 .. .
참고로 오늘 입은 옷이 허벌인데 나는 브라도 안 해서 자꾸 가슴이 보일라했다. 근데 없어서 신경 안 썼다. 친구에게 몇 번 혼나긴 했다. 근데 내 가슴은 친구만 봤을 거다..
인생네컷찍고 점심식사하러 갔다. 우리는 대릉갈비에 갈비먹으러 갔다. 참고로 내 친구가 엄청난 밥순이다. 밥밥밥 타령이다. 그래서 대부분 그거에 맞춰서 밥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어김없이 밥을 시켰다. 갈비3 회냉1 밥1공기에. . .소주한병 맥주한병시켰다. 그렇다. 낮술했다.
갈비는 비싼만큼 맛있었다. 근데 냉면이 너무 맛없어서 충격이었다. 이렇게 맛 없는 냉면은 처음이었다 ㅠㅠ 회냉면인데 회도 별루 없고 진짜 별로였다.. . 그래도 이게 메인은 아니니까 응응
아무튼 낮술잔뜩 하고 나만 취했다.. 나도 주량이 약한 편은 아닌데 친구가 너무 강해서 나만 취했다. 소맥말아먹고 한 5분동안 소주 3잔넘게 원샷 고기한점 원샷 고기한점 원샷 이랬더니 취했다... 많이는 아니고 좀 취했다.
여담이지만, 친구가 나는 취한 걸 인정하고 알아서 좋다고 했다.
딱히 피해줄 정도로 취하지도 않아서 그냥 멀쩡했다. 그냥 기분 많이 좋은 정도. 그래서 이 상태로 가봉반과로 갔다.
경주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나는 가봉반과가 너무 가고싶었다. 내 맛집리스트에 있었다. 그런 곳을 가게돼서 넘 좋았다. 찻집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행복이었다. 속이 시큼한 걸 원해서 나는 오미자차였다. 화과자 3개시켜서 나눠먹고 가족들 선물용으로 5개를 포장했다. 비싸서 21400원.. 화과자는 원래 고오급 디저트지.
맛보다는 고오급을 느끼는 그런 분위기로 화과자를 먹는 거다. 약간 술취한채로 여기서 헬레레 하면서 먹다가 한참 후에 나왔다. 맛이 어쨌든 나는 내가 꼭 가보고싶던 가게를 가게돼서 경주여행의 반을 이룬 느낌이었다.
비가 많이와서 할 수있는 게 별로 없었다. 비비탄 사격할까하다가 현금이 없어서 방황했다.
조금... 슬펐다. 친구 동생 줄 선물도 같이 고르다가 서점까지 갔다.
맘에드는 제목이다. 내용도 조금 읽어봤는데 마음에 든다. 기회가되면 읽어보자고 찍어왔다.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누가 내 얘기 하세요.. ... 조금은 그래
그렇게 쭉 방황하다가 황리단길 나그늘 문방구같은 곳도 갔다.
거기서 나는 안 샀고, 이런 것만 했다.
그러다가 정말... 할 게 없어졌다. 비도오고. 그래서 순두부찌개를 포장해서 집에 가기로 했다. 나는 묘하게 배부르고 속이 차있어서 안끌렸지만 밥순이를 위해 갔다. 그 전에 옆에 영국제과에서 케이크도 샀다. 방이 먹고싶단다. 우리의 20살 첫 여행을 축하한다고 20(0대신 하트)초도 사서 포장했다. 그리고 바로 순두부찌개 1인분에 밥 두공기 포장해서 나왔다. 내가 강력히 원하는바에 따라 편의점가서 술하고 안주도 샀다. 짐이 산더미였다.
엑스레이티드에 토닉워터, 얼음, 육포, 오징어, 과자 사서 택시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왜냐면... 너무 무거워서!!
숙소오자마자 순두부찌개 먹었다. 밥은 정말 많았다. 남았다. 순두부찌개는 그럭저럭 그치만 엄마가 한 게 더 맛남. 반찬은그럭저럭...별로... 고추무침 맛남. 그리고 바로 술 깠다. 참고로 난 진작에 술이 깬 상태였다. 그래서 새로 술을 마셔도 된다. 엑스레이티드 섞어마시니까 하나도 안 취했다. 타임랩스찍으면서 먹었다. 카메라 의식 짱 많이 함.
그리고 온갖 이야기를 나눴다... 어쩐지 편하게 많은 걸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라서 남들한테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하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나눴다. 샤오잔이야기 많이 했다. 그렇다. . . 이런 이야기도 서슴없이 할 수 있다. 비엘이야기도 하고 나도 몰랐던 내 짝사랑이야기도했다. 그만큼 친구 이야기도 들었다. 고마웠던 건 ㅋㅋㅋㅋㅋㅋㅋ 관심 없을텐데 샤오잔 이야기도 잘 들어줬다.
이거 찍고 밍기적거리다가. .. 사진찍으러 출동했다. 어디로? 밖으로. 비가 좀 그쳤기 때문에 나가야만 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서울과 달리 밤에는 정말 제대로 어두웠다. 가로등에만 의지해야했다. 그치만 우리는 필름카메라와 휴대폰을 들고 당당히 나갔다. 어딜 가진 않았다. 그냥 숙소 주변 한바퀴정도에서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야간이라고 플래시 사용해서 잔뜩 분위기나 내봤다. 꽤... 만족스러웠다. 숙소 바로 옆에 학교랑 서원이 있었다. 신기했다. 친구가 무섭다고 가자고해서 빨리 돌아왔다. 나는 하나도 안 무서운데...
하지만 숙소 돌아와서도 사진은 찍었다. 숙소를 배경으로 찍었다. 왜냐면 여기저기 괜찮은 곳이 너무 많아서 그냥 넘어갈 수없었다.ㅎㅎ 구닥 사용해서 나름 감성 컨셉샷도 잔뜩 찍었다. 나는 마음에 든다. ..
아무튼 이러한 쌩쇼를 하구 샤워하고 잠들러갔다. 나는 새벽 2시반까지 혼자 폰하다가 잤다. 그래요.. 비엘만화도 좀 보고 그랬습니다. 여행왔어도 이정도는 해줘야지싶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너무 피곤했지만 나는 해내요...
사실 생각해보니까 그래도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밤인데 더 특별하게 보내지 못한 거? 그치만당시엔 최선을 다해서 즐겼고 그 결과가 이거니까 뭐 어때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해본건데... 살아가는 건 어렵고 복잡하지만 때로는 단순하게 살아도 좋은 것 같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살다보면 힘드니까 적당히 단순해도 좋을 것 같다. 엣날에는 친구가 되게 어린 느낌이 많았는데 작년부터 느끼는 거지만 엄청 성장한 거 같다. 좋은 사람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 사랑은 참 대단하고 멋지다.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건 확실하다. 좋은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든다. 나도 지금 샤오잔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샤오잔을 사랑하는 건 내게 너무 익숙하고 소중하고 반가운 일이니까.
뜬금없지만, 내 이상형은 존경할만한 점이 있는 사람이다. 샤오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다. 내가 미래에 누굴 만나든 그렇지 않다면 힘들 거 같다.
3일차 22일. . .결국 와버렸다. 마지막 날 아침.
정말 평소보다 더 힘든 아침을 맞이했다. 전날 우리가 세운 계획에 의하면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만 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졸렸지만 결국 일어나 씻었다. 부승관 붓기운동도 열심히했다.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진을 잘 찍겠다는 일념으로 아침부터 열심히 했다.
조식은 없길 바랐지만(밖에서 먹고파서..) 있었다. 그래도 커피는 여전히 짱이고, 샌드위치도 그대로라서 먹었다. 친구는 한 조각만 먹고 후딱 준비해서 숙소를 떠났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는데, 그 이상으로 너무 좋은 곳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숙소를 떴다. 주인분들도 우리를 최대한 배려해주시는 게 느껴졌다. 간섭은피하셨고 설명은 부족했지만, 질문에는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쉽게 더려워질 구조였는데, 관리를 잘 해두셔서 청결했고 벌레도 없었다. 아기자기하고 맘에들던 숙소를 떠나며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안녕
이르게 10시 반쯤 오는 버스를 타고 간 곳은 금성로 242카페. 음료한잔씩 시키면 4000원에 짐보관을 오후 7시까지 해준다. 우리는 저녁 6시 25분 기차라서 짐을 보관해야만 했다. 그래서 적합한 곳을 찾다가 찾은 곳이다. 나는 붓기에 효과가 있다는 캐모마일을 시켰다. 그리고 화장실때문에 2층에 갔다... 단순히 짐만 보관하기에는 카페가 참 예뻤다. 비록 바로 출발해야하는 우리에게는... 소용이 없었지만. 화장실도 관리가 잘 되어있음. 그냥 목적으로도 한 번 가볼만 한 카페다.
우리는 향화정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을 계획이었다. 그래서 바로 거기로 향했다.
어제 밤에 새운 3일차 계획은, 10시 30분 버스 탑승 후 242카페에서 11시 30분 전 출발, 12시 20분까지 육회비빔밥. 12기 30분부터 사진촬영 후 내 가족선물(엄마가 빵을 요구함)을 산다음 최대 1시 30분 이전에 바다로 출발.
근데 이럴수가,, 웨이팅이 30분이상이면 바다를 갈 수가 없었다. 결국 포기했다. 나는 육회물회가 먹고싶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내가 배탈이나서 밥을 먹을 의욕을 잃었다. 방이 먹고싶다고 노래부르던 육회비빔밥을 잃고 아무식당이나 갔는데 1인 1메뉴라해서 나왔다. 그 후 도너츠가게에서 도너츠 하나 사먹고 나는 거기서 가족들 선물로 6개 20,000원 가량을 예약했다. 저녁에 픽업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서비스로 얻어먹은 우유도너츠에 속이 안좋아져서 급하게 싸구려 아메리카노라도 마시러 노브랜드에 갔다. 거기서 아메리카노랑 소화제로 속을 달랬다. 그 후 사진찍을 포즈를 구상했다.
그리고 간 곳. '시나 셀프 사진관'
에서 흑백으로 사진을 잔뜩찍었다. 보정이 하나도 없으니 자괴감이 조금 들었다. 하하
그치만 우린 충분히 예쁘다고 서로 칭찬해주며 사진 어렵게 골라서 나왔다. 사진 고르는 거 각자 원하는 게 달라서 고생 좀 했다. 결국 어떻게 저떻게 잘 해서 뽑았다.
그리고 충격과함께 셀픽스를 또 갔다. 우리는 중독
여기서 찍고 그래 우리 저렇게까진 안생겼어라고 좋아한 바보들이 우리다! 셀픽스는 왜이렇게 잘 나올까..? 진실이 궁금하다 이거보정되는 거 맞지:? 아니면 왜이렇게 잘 나오는 걸까.. 싶다.
그 후에 우리는 다시 이곳을 구경했다. re황리단길 탐방.. .이라고하기엔 삼덕문구와 어서어서(서점)만 들렸다.
문구에서는 해빈이에게 줄 엽서를 샀다. 내가 원하는 걸 고르느라 한참 걸렸다. 결국 고른 건 겨울왕국ㅎㅎ
그 후 어서어서에서는 책을 샀다. 원래 인터넷으로 사는 주읜데,, 한 번은 사줘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바로 사서 바로 읽는 건 인터넷이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산 책은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위근우 저
페미니즘에 대해 직접 책으로 읽어보고 싶어서 구매했다. 그냥 서론이 맘에 들어서 샀을뿐이다. 저자가 남자라는 사실은 꽤 놀라웠다. 아니 많이. 부끄럽지만 페미니즘에 대해서 책으로 직접 읽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직접 읽어보고싶어서 구매했다. 기차타고 올라가면서 읽기 위해.
책까지 구매하고 우리는 바다로 떠났다. 가자 나정고운모래해변으로
어렵게 버스타고 멀미 디지게 해가면서 바다로 갔다. 진짜 디지게 멀미했다. .. 이렇게 멀미한 건 오랜만이다. 그와중에도 경치 본다고 고개들고 난리도 아니었다.
1시간 가량 버스타고 꼬불꼬불 산길 너머 서에서 동을 가로질러도착한 경주바다. 땡볕이 아주 고약했다. 양산만이 살길.. 그래도 사진찍는다고 양산 버리고 찰칵찰칵했다. 잔머리때문에 앞을 볼 자신이 없었다. 옆모습이 주인 까닭. 사실 잘 못나오니까 그렇기도 하고
사진잔뜩찍고 돌도 줍고 바닷물도 만졌다. 1시간 걸려왔으니 이정도는 해줘야지...
그 후 우리가 바다오기전부터 노래부르던 홍게라면을 먹으러 갔다. 거기까지는 조금 많이 걸어야했다. '나정에 가면'이라는 식당까지 20여분의 여정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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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욕했다. 가는 길이 개오바였다. ... 너무 덥고 험난했다. 멀었다. 근데.. 그렇게 힘들게 간 곳은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4시 반까지.. 근데 우리는 4시에 출발해야만 했다. 그래서 홍게라면을 포기하고 일단 바로 옆 카페에 들어가 대책을 논의했다. 근데 생각하다보니까 지금 나가서 버스를 타야했다. 서울과달리 배차간격이 넓어서 이거놓치면.. 집 못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메뉴받아서 나갔다. 가면서 내 수박주스 원샷때림 ㅠㅠ
그리고 겨우 160번타고 한 정거장 이동해서 또 걸었다. 알고보니거기가 처음 내린 곳이었다. 100,100-1번을 타기 위해 이동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안와서 절망적이었지만... 참았다. 우리는 여행의 유종의미를 거두고팠으니까.
근데 짜증이 절로 났다. 처음으로 ㅋㅋㅋㅋ
하지만 이 짜증을 가시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 옆에 한 커플이 있었다. 거기도 같이 버스를 기다리다가 안오니까 택시를 잡았다. 근데 우리보고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다. 속으로 간절히 합승을 바라던 내 심정을 읽은걸까...? 본인들은 경주월드가니까 거기까지만이라도 같이 가자고 하셨다. ... 속으로 짐살라빔을 췄다. 택시를 얻어탔다!!!
너무 좋은 사람들덕분에 3일차에 겪은 모든 짜증이 사라졌다..
택시에서 수다 조금 떨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구에서 오신 커플이셨다. 경주월드까지 3만원이 나왔는데, 우리보고 계좌 안 알려주셔서... 전날 영국제과에서 산 케이크 드렸다. 친해졌다.. 그치만 거기서 안녕이었다. 너무 감사한 분들... 언젠가 또 만나면 인연입니다~
이 망할뻔했던 하루를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만 생각보다 쉽다..
덕분에 15000원으로 황리단길까지 택시로 달렸다.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낮에 먹지 못한 향화정 육회비빔밥을 포장하기로 했다. 다행히 포장도되고 오래걸리지도 않아서 우린 또 행복해졌다. 기쁘게 웃으며 내 가족선물 픽업하고 육회비빔밥 포장해서 신경주역으로 갔다. 신경주역 앞에는 아주 넓고 탁 트였다. 근데 사람이 별로 없다. 즉,,, 야외에서 도시락까기 딱이었다.
우리는 야외 벤치에 앉아서 육회비빔밥을 먹고 들어갔다. 나는 황남빵을 사왔고 힘겹게 기다리다가 6시 25분 서울행 ktx를 탑승했다.
육회비빔밥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지금도 먹고싶다. 속 안좋던 거 다 날아갔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행복해졌다. 마지막으로 이 음식을 먹고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햇다. 어떻게 이런 맛이ㅜㅜ.. 이걸 먹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육회비빔밥은 한국인을 울리는 맛이었다. 먹길 너무너무 잘했다...
뿌듯하고 행복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며 서울행에 올랐다.
기차타서 책읽고 돈계산 해봤다.
내가 총 쓴 금액을 계산해봤다.... 하하하하하하
총지출 445,525원이다. 여기엔 숙소와 ktx 가족선물비용 다 포함이다.
아주..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소비였다. 심지어 밥을 많이 안 먹은 걸 감안하면 어디로 돈이 나간건지 참나원... 그래도 여행은 원래 돈 쓰는 곳이니까. 친구가 정확하게 계산하자고 요구하는 성격이라 좋았다. 깔쌈하게 내 신용카드로 다 결제해서 편했다. 내 개인소비내역 하나하나 읊어주면서 빼고 계산 정확히 했다. 아주 많이도 썼드라... 그래도 부산여행 홀로 갔을 때보다는 싸게 먹혔다.
집오면서 어서어서에서 산 책을 읽었다. 기차안 독서 뭔가 낭만있었다. 그걸 내가 했다.
피곤해서 눈알이 빠질 것 같았지만 견뎠다. 사실 지금도 꽤많이 피곤하다. 그치만 오늘이 지나면 이 일기를 진솔하게 정확하게 쓸 수 없으니까 견뎠다. 여행의 순간은 너무 소중한데, 그걸 오래 간직하는 건 힘든 일이니까. 아무리 소중해도 기억은 한계가 있으니까., 부산여행으로 느낀 건, 그때 기록을 꼼꼼하게 해뒀더니 다시 봐도 너무 소중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거. 그 당시 열심히 기록한 나에게 감사했다. 그때는 심지어 당일 밤마다 썼기에 더욱.
친구랑 함께 하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그 처음이 이 친구라서 좋았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던 시간이었다. 후회없고 언제든 같이 여행떠날 수 있는 친구라는 거, 너무 좋다. 다음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도 즐겁다. 지난 번 혼자하는 여행도 좋았지만, 친구가 함께한다는 것은 즐거움에 100%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다른의미로 두 가지가 다 너무 좋다. 꾸준히 여행을 가야겠다. 삶의 힐링이고 활력소니까. 이번 여행이 나를 얼마나 오랫동안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바다가 가득하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고 맛난 음식 천국이던 부산과는 조금 다른 경주. 자연을 담아 푸른 산과 들이 매력적이고 낮은 건물들과 넓은 하늘이 매력적이었다. 느리게 흘러가는 곳이었다. 비록 트레이드마크라는 불국사 석굴암은 보지 못했지만, 최초 계획했던 것들은 다 보았다. 역사를 눈앞에서 볼 수있다는 건 귀중한 경험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걸 왜 보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적이 보고싶은 내가 있었다. 성장은 참 흥미로워
그리고 이런 문화유산을 함께 보고 좋아해주는 친구가 함께라 배로 행복했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이런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기를...
출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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